방랑자의 여행기

제주살이 77일차, 나는 요즘

리조이 2024. 10. 2.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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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어떻게 지내는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물론 여기 있으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매일 만나고,

또 같이 일하는 친구들과 즐겁게 지내고,

예상치 못한 사람들과 인연을 이어가게 되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

어디를 가든 내가 무엇을 하든

분명 나를 지켜주는 신이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물에서 일하는 것은 분명 위험한 일인데,

꽤나 잘 적응하고 또 능숙하게 잘 해내고 있다.

그로인해 신임 받고, 많은 것을 제공 받기도 하지만

그런 것들을 떠나 요즘은 무력함을 많이 느낀다.

특히 나는 스스로 혼자는 살 수 없는 사람이라 생각 하는데

그동안 많이도 나를 사랑해주었던 친구들과 지인들 때문이 아닐까.

그런 친구들에게 얼마나 관심이 없었던지

13살때부터 친구인 혜빈이의 임신 소식 조차 혼자 모르고 있었다.

한밤중에 그것을 알아채고 눈물이 어찌나 나던지.

이렇게 살아야 되는 사람이 아닌데 난,

함께하고 베풀고 배려하고 즐거워야 하는데

나는 지금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있으니 다 할 수가 없다는 자괴감이 한없이 밀려왔다.

 

그와 동시에 요즘 힘들어 하는 친구들의 이야기가 하나씩 떠올라 더 슬퍼졌다.

당장 가서 밥이라도 한끼 사주거나 시간을 보내며 위로를 해주고 싶은데

내 주머니 사정도, 시간도, 거리도 여의치 않았다.

친구에게 말하니 그들은 또 내 안위를 먼저 걱정해주었다.

"우리는 다 이해해, 그들도 이해할거야 그러니 너는 지금에 최선을 다해.

이제야 네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응원해"

위로를 주고 싶은데 오히려 내가 위로를 받게 되는 그런 상황.

어쩜 내겐 이렇게 귀한 사람들만 있는 것인지.

이제는 아  언제까지 있어야 될지 모르겠다가 아닌.

이때까지만 있고 꼭 탈출해야겠지 라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사실 내 다음 스텝은 해외인데 어찌 잘 견딜 수 있을지.

 

언젠가 친오빠가 너도 나 닮아서 외로움 많을걸? 그래서 너 혼자 해외 못 가.

그래 제주도 이렇게 힘듦이 크게 밀려 오는데

나 정말 갈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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